튀르키예가 단 3년 만에 세계 관광업계의 지속가능성 롤모델로 떠오른 배경에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체계적 인증제도가 자리하고 있다.
2022년 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와 협약을 체결하며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지속가능 관광 인증제를 도입한 이후,
불과 3년 만에 2,000개가 넘는 숙박 시설이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전 세계 GSTC 인증 숙박 시설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치로,
튀르키예의 관광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튀르키예 지속가능 관광 인증제의 도입 배경
튀르키예 정부는 2020년대 초반 급격히 증가한 관광객 수요와 환경 훼손,
지역사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2022년 GSTC와의 협약을 통해 국가 단위의 인증제를 법제화함으로써
기존 자발적 참여 중심의 정책에서 ‘의무화 체계’로 전환했다.
이 제도는 단순한 환경보호 정책을 넘어,
숙박·외식·문화유산·지역경제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지속가능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숙박업 전 분야에 단계별 인증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관광산업 전체가 구조적으로 변하도록 설계되었다.
GSTC 인증제의 구조와 평가 기준
GSTC 인증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네 가지 핵심 기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첫째, 환경 보전으로 탄소 배출 저감, 에너지 절약, 폐기물 관리 등을 포함한다.
둘째, 지역사회 기여를 통해 관광 수익이 지역경제로 환원되도록 유도한다.
셋째, 문화유산 보호로 전통 건축물과 문화행사 보존을 장려한다.
넷째, 관광객 경험 품질을 개선하여 책임 있는 여행 문화를 조성한다.
인증 과정은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는 숙박 시설이 자체 점검표를 활용해 내부 관리 체계를 검토하는 단계이고,
2단계는 외부 기관이 현장 검증을 수행하며,
3단계에서 GSTC의 공식 인증을 획득한다.
이 과정을 통과한 시설은 단순히 ‘친환경 호텔’을 넘어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한 고품질 관광 인프라로 인정받는다.
인증 확대 현황과 지역별 성과
튀르키예의 인증 숙소는 2024년 말 1,466개에서 2025년 9월 1일 기준
2,005개로 증가하며 9개월 만에 3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안탈리아, 크르셰히르, 킬리스 지역은 인증률 50%를 돌파했으며,
이스탄불, 코냐, 가지안테프, 아이딘 등 주요 관광 도시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역 간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지방 소규모 숙소에도 인증 비용을 보조하고,
관련 인력 교육과 환경 개선 지원금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균형 정책은 대도시뿐 아니라 신흥 관광지에도
지속가능성을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 구조
튀르키예의 성공은 정부 주도뿐 아니라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비롯됐다.
메흐메트 누리 에르소이 문화관광부 장관은
“2,000개 호텔 인증은 정부와 업계가 함께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행정적 제도와 법적 기반을 제공하고,
민간 호텔 체인은 자체 ESG 경영 목표와 연계하여 실질적 변화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탄소중립 인프라 구축, 폐수 재활용, 지역 생산품 우선 사용,
문화 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현장에 적용됐다.
국제사회의 평가와 파급 효과
GSTC의 랜디 더번드 CEO는 “튀르키예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지속가능 관광을 제도화한 세계적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는 2023년 안탈리아에서 열린 GSTC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자국 모델을 전 세계에
공유했으며, 이후 스웨덴·싱가포르·태국·한국·영국 등에서 정책 사례로 초청 발표를 이어갔다.
또한 유럽 주요 여행사와 온라인 예약 플랫폼들은 GSTC 인증 숙소에 가시적 표시를 부여하고,
소비자에게 인증 시설을 우선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그 결과 튀르키예의 숙박업은 브랜드 신뢰도 상승과
해외 예약 증가라는 경제적 효과도 동시에 거두었다.
향후 전망과 확장 계획
튀르키예 정부는 2030년까지 모든 숙박 시설의 인증을 완료하고,
이후 레스토랑·카페 등 외식 산업과 미식 관광 분야로 인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축제와 문화유산 관리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관광 전반의 탄소 배출과 환경 영향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관광객을 대상으로 ‘책임 있는 여행자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
방문객이 직접 지속가능성을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러한 접근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지속가능성의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를 완성시킬 것으로 보인다.
결론
튀르키예의 사례는 ‘지속가능성’을 선택이 아닌 법적 의무와 산업 표준으로 만든
최초의 국가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년 만에 2,000개 호텔이 인증을 받은 것은 제도 설계, 민관 협력,
지역균형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앞으로 튀르키예의 모델은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