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더위가 한창일 때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첫 배를 타고 연화도로 향했습니다. 여객선은 자동차도
함께 실을 수 있을 만큼 큼직했지만, 평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승객은 많지 않았습니다.
연화도는 욕지도로 가는 배편의 중간 기착지로, ‘불연의 섬’이라는 별명처럼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절벽 위 암자와 바다가 어우러진 보덕암, 아찔한 출렁다리, 연화봉 정상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여름의 끝에서 진한 기억을 남깁니다.
연화도로 가는 배, 예약은 필수입니다
통영항에서 연화도행 배편은 인기 많은 노선인 만큼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탑승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름 휴가철엔 당일 티켓이 매진되기 쉬워요. '가보고싶은섬' 앱이나 '거제팡팡' 앱을 이용하면
약 30% 정도 저렴하게 예매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구분 현장 구매 앱 사전 예약
편도 요금 | 11,600원 | 8,000원 |
연화도의 시작, 연화사에서 만나는 고요함
선착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연화사는 소박한 규모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매력적입니다.
경내에는 조용히 흐르는 불경 소리만이 공기를 채우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마음이 절로 정리되는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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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 암자, 보덕암에서 마주한 푸른 바다
연화사에서 삼거리를 지나 곧장 걸어가면 바다 절벽 위에 자리한 보덕암이 나옵니다.
이곳은 마치 남해 금산의 보리암처럼 바다와 맞닿아 있는 암자로,
벼랑 끝에서 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에요.
위치 특징 난이도
보덕암 | 절벽 위 암자, 조망 탁월 | 중간 |
연화봉 | 섬의 정상, 경사 급함 | 상 |
연화봉 정상까지, 짧지만 강렬한 오르막
삼거리에서 연화봉으로 향하면 경사 35도 이상의 콘크리트 길이 이어집니다.
길이는 짧지만 경사가 급해 꽤 힘든 코스예요. 대신 정상에 다다르면 통영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시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땀 흘린 보람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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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바위와 토굴, 자연과 인공의 공존
트레킹 중간 중간 마주하게 되는 용머리바위는 멀리서 보면 거대한 동물 형상을 닮아 있는 듯해요.
바로 아래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토굴이 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풍경 속 숨은 요소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죠.
들리는 출렁다리, 아찔한 체험과 시원한 조망
보덕암에서 되돌아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꺾으면 드디어 출렁다리가 나옵니다.
철제 계단을 따라 능선을 오르면 눈앞에 다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아래로는 바다가 펼쳐집니다. 다리를 혼자 건너는 건 생각보다 긴장되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습니다.
코스 구간 특징 소요 시간
삼거리~출렁다리 | 숲길+계단, 바다 전망 | 약 30분 |
출렁다리~동두마을 | 내리막길+해안 풍경 | 약 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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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응답형 버스의 변수, 걸어서 느낀 여운
출렁다리를 지나 동두마을에 도착하면 원래는 마을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하필 이날 버스가 고장 나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어쩔 수 없이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40분 가까이 걸어야 했죠.
땀이 흐르던 길 위, 그래도 다시금 섬의 조용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8월의 연화도는 조용함과 바람이 있는 섬이다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8월 말의 연화도는 그 자체로 힐링입니다.
정적 속에서 오롯이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길. 계단과 오르막이 많은 코스지만
도착했을 때의 풍경과 그 여운은 긴 시간 동안 머릿속을 맴돌게 합니다.
여름이 가기 전, 그 끝자락에서 마주한 연화도는 뜨거움과 고요함이 공존하는 특별한 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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